‘한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춘보 신영회장이 말하는 부동산 시장’
[201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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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개발사업은 부침이 심하다. 개발계획을 세우고 땅을 사서 공사를 진행하고 분양까지 마치는데 최소 2~3년이 걸리고 그 사이 부동산 경기는 등락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내로라하는 건설사들도 수없이 문은 닫은 지난 30여 년간 이 바닥을 꿋꿋이 지키고 있는 정춘보 신영 회장(57).
자신의 이름 석 자가 우리나라 디벨로퍼 업계를 대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분명 대가(大家)다. 청주 지웰시티 등 일부 대형 프로젝트에서 고전하긴 했지만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 하면 여전히 그를 첫 손가락으로 꼽는 후학들이 많다. `제2의 정춘보`를 꿈꾸는 디벨로퍼들과 집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대가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서울ㆍ수도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유례없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개발업계 산증인인 정춘보 회장을 매일경제가 단독 인터뷰했다. 그라면 `부동산 시장은 다시 오른다`는 확신에 찬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그는 장밋빛 전망 대신 "부동산 시장이 과거처럼 무차별하게 오르는 대세 상승은 끝났다"고 확언했다. 그렇다고 집값이 곧바로 하락 일로를 걷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정 회장은 "지역별ㆍ상품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향후 10년간 일본 같은 집값 대폭락은 없고 한두 차례 정도 상승(반등) 사이클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초에는 정부나 민간업계에서 15년 정도면 우리나라에서도 주택시대가 거의 끝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출산율 급감 등으로 예상보다 5년 정도 앞당겨졌다는 것이다.
서울은 공급이 수년간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가격 반등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집이 부족하면 전세금은 매매가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대세 상승이 끝났다면 과거처럼 집이나 땅을 사서 오랫동안 묻어두는 투자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정 회장은 "살고 있는 집은 `주거공간`으로 개념이 바뀌고 투자는 다양한 형태로 해야 한다"며 "사는 집을 이용해 재산을 불리거나 투기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인식은 이제 바꿀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부동산에 투자해야 할까.
정 회장은 매달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대세로 굳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앞으로 10년 이내에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7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소형주택 전성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집이나 오피스텔을 사서 임대할 수는 없다. 또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이 정 회장 생각이다. 부동산시장이 구조적으로 바뀌면서 리츠나 부동산펀드 등 부동산 간접투자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운용회사나 개발회사는 새로운 투자상품을 만들고 개인투자자들은 상품을 골라 투자해 배당수익을 챙기는 선진국형 시장으로 진화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살고 있던 단독주택을 개발하고 싶을 때도 과거처럼 영세 건축업자에 의뢰해 천편일률적인 도시형생활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을 짓기보다는 제대로 된 개발업체에 의뢰해 가치 있는 건축물을 짓고 이 건축물에서 임대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생각을 바꿔줄 것도 주문했다.
주택 가격도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와 같이 면적과 지역에 따라 가격이 차별화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컨셉트로 개발됐는지, 누가 사는지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어느 나라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2만달러, 3만달러로 늘어날 때마다 단계별로 시장도 발전했다"며 "사회 변화와 시장 동향을 미리 연구하고 예측한다면 누구나 새로운 시장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은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